2021년에 론칭한 ‘버거리(Burgerry)’는 보승FC에 전환점이 된 상징적인 브랜드다. 전 세계를 뒤덮었던 코로나 팬데믹으로 외식산업이 큰 타격을 받던 시기, 많은 오프라인 매장의 폐점이 줄을 이었지만 정 대표는 오히려 신촌에 첫 매장을 열며 상황에 정면으로 맞섰다. 대면이 불가능한 시기에 맞춰 15평 내외의 작은 공간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게 설계한 브랜드는 많은 직원 없이 가족 창업도 가능하도록 인건비 부담도 낮췄다. ‘수제 버거’라는 키워드에 집중하되, 지나치게 고가의 프리미엄 대신 가성비와 가심비를 중심에 둔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차별점으로 작용했다.
“가성비는 결국 본사가 얼마나 덜 가져가느냐의 문제”라는 정 대표의 말처럼, 그는 식자재의 대량 구매를 통해 원가를 낮추고, 점주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점주가 잘돼야 본사도 지속 가능하다’는 신념은 버거리의 출점 기준과 교육 시스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버거리는 소비자층이 명확하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학생과 젊은 부모 고객이 많은 상권에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성장했고, 브랜드 론칭 1년 만에 가맹점 문의가 들어오며 프랜차이즈 확장이 시작되었다. 소비자 피드백이 빠르고 반응도 분명한 홍대와 연남동 지역을 첫 브랜드 론칭의 거점으로 삼아 브랜드를 알렸고, 모든 매장에서 고른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매월 1회 점주와 슈퍼바이저 교육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운영 노하우는 해외에서도 통했다. 과거 중국 진출에 실패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물류 이슈가 적은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진출한 미쓰족발은 월 매출 2억5,000만 원을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고, 곧이어 침사추이에 2호점도 성공적으로 오픈했다. 현지에서 직접 생족을 삶는 방식으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한식의 인기를 반영해 떡볶이와 간장게장 등 메뉴를 추가한 유연한 아이디어 덕일 것이다.
보승FC는 2025년에 새로운 브랜드 ‘로얄호프치킨’을 선보인다. 어린 시절 동네 버스 정류장 앞에 있던 정겨운 호프집의 따뜻한 기억과 요즘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성비를 결합한 술집이다. “아버지가 퇴근길에 치킨을 사오던 그 호프집을 떠올리며 기획했다”는 말처럼 로얄호프치킨 역시 사람의 기억과 일상에 기반한 브랜드다. 정 대표는 올해도 여전히 “가맹점주들과 더 소통하고, 점포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한다. 브랜드의 수명이 1~2년으로 짧아진 요즘, 그는 단기적인 성과보다 ‘다음 세대에도 물려줄 수 있는 브랜드’를 목표로 한다. 무제한 확장보다는 정체성이 분명한 브랜드를 지향하며 가맹점주들의 애로 사항에 귀 기울이는 이유는 단 하나다. 브랜드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에서 완성된다는 믿음 때문이다.